|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포모(FOMO, Fearing Of Missing Out) 증후군' 최근의 시대 상황을 관통하는 화두 중의 하나다.

단어 뜻 그대로 이는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집단이, 사회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때 자신만 뒤쳐지고 있다는 소외감이 커지며 불안 증세를 나타나는 증상이다.

사실 이 포모증후군은 비단 올해 새롭게 나타난 화두는 아니다. 이른바 '벼락 거지'라는 단어를 통해 이미 만연하게 자리잡고 있던 잠재 의식이 이 단어를 통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에 불과하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이어 주식 시장의 고공행진, 나아가 가상화폐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돈 복사'에 대한 선망은 이제는 이 대열에 동참하지 않으면 자신만 '벼락 거지'가 된다는 두려움으로 이미 포모증후군을 넘어서고 있다. 직전 기회는 잡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는 꼭 잡아서 '벼락 거지'를 면하겠다는 의지는 이제 거의 신념에 가깝다.

그만큼 이제는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는 남양유업 사태가 단적인 예다.

남양유업은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연구 결과를 스스로 내놨다. 당연하게도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지만 장 마감때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마감하며 하루에만 수십억원의 자금이 허공에 증발했다.

아마도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신뢰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포모증후군이 만들어낸 일종의 버블인 셈이다.

사실 이 사태는 데쟈뷰가 느껴진다. 지난해 주식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제약·바이오주 버블의 잔상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큰 주목을 받자 각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잇따라 개발을 천명하고 나섰다. 자사 약물에 대한 재창출을 선언한 기업도 수십개에 달한다.

코로나에 '코'자만 붙어도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 아직 동물실험 단계에 불과한 임상시험 개시 소식에만도 주가가 들썩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들 제약사 중에서 성과물은 커녕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곳조차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자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경제 수장까지 나서 코로나 상황을 이용한 주가 부양 등을 철저히 단속할 것이며 문제가 있을 경우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과연 정부가 이런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조금 삐딱하게 바라 보자면 정부가 이런 상황들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이 한창이던 상황속에서 정부는 "국내 일부 제약사와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은 당연히 반응했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천명한 기업들의 주가는 요동쳤고 막바지 기업명이 공개되면서 해당 기업은 주가가 거의 두배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봉민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현황에 따르면 현재 이 치료제는 질병청이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 불과 25%만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이미 시장에 나와있었던 치료제는 모자랄 지경에 이르렀는데 말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최근 또 한번 '한 제약사'를 언급했다. 정부 책임자가 나서 "국내 한 제약사가 해외 승인 백신에 대한 위탁 생산 계약을 진행중"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백신 위탁 생산 경험이 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또 다시 요동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과연 그 제약사가 어디인지 각자의 근거들을 풀어내며 '포모'를 부추기고 있다.

이미 전문가들은 이러한 백신 위탁 생산 계획을 지나치게 서둘러 발표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지만 이미 '포모'에 대한 두려움이 극한에 달해 있는 지금 아무도 이러한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

아마도 '한 제약사'가 공개될 즈음이면 후보로 언급됐던 다른 기업들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수십억, 수백억원에 달하는 돈은 또 다시 허공에 증발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포모'는 만들어낸 주체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과연 정부가 스스로를 어떻게 매질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