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 종주단체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상징적이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41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6번 김동석 후보(62, 조선의대,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가 생각하는 의협의 '방향성'이다.

김 후보는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은퇴하려다가 마지막 헌신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선거에 도전했다.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의 시스템을 바꿀 것"이라며 "의협은 거대담론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의사는 의사답게, 의협은 의협답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의사가 의사답게 진료실에서 안심하고 진료에 임할 수 있도록 1순위로 제시한 공약은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이다. 일찌감치 청와대 국민 청원을 통해 법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후보가 제안한 청원은 5649명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그는 "의료사고로 의사가 법정 구속된 사례는 한 둘이 아니다"라며 "의사는 환자를 살려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지만 불가항력적인 경우도 많다. 의사는 신이 아니다. 의사도 사람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의사 구속은 더 이상 안된다"라며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하지 않도록 하는 특례법이 필요하다. 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공약으로 내건 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 책임제도 같은 맥락에 있다.

김동석 후보는 "일본은 신생아에게 뇌성마비가 생기면 원인을 물어보지 않고 국가가 배상한다"라며 "우리나라는 의사에게 책임을 묻는 분위기다. 의료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공정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처럼 의사가 의사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거대 담론을 이야기할 수 있는 '큰 형님'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김동석 후보의 생각이다. 수가협상을 비롯해 진료과, 직역의 이권이 얽혀 있는 세부 정책은 산하 단체에 이관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의원급 수술실 기준 강화 논의체에 옵저버로 참여한 적 있는데 회의 참석자가 모두 감염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었다"라며 "의원급 수술실 현장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원가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나올 리는 만무하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안과 연관 있는 산하 단체에 책임과 권한을 이관하고 의협 이사진은 간사 역할로 참여토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의협은 큰 의료정책에 대해 정부와 대화하고 국민에 신뢰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과연 모든 직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종주단체를 이끌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산부인과 개원가를 대표하는 의사회가 신, 구 집단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두 개의 산부인과의사회 중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의 수장인 만큼 의사회가 두쪽나는 과정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아무리 통합을 하고 싶어도 상대방이 못하겠다고 나오면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최대집 회장도 회장 당선과 함께 산부인과 통합을 약속했지만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현재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회원이 1800~1900명으로 산부인과 개원가에서 일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30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다"라며 "회무로 의사회의 저력을 입증한 것이다. 모든 직역을 아우를 수 있도록 내 자리에서 최선의 회무를 해 나가면 회원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