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전공의법 핵심내용 중 하나로 꼽히는 주80시간 근무가 코로나19로 인해 조건부해제가 가능해졌다.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에 따른 의료진 격리 등의 이슈에 따라 의료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것.

다만, 수련시간 제한규정 예외적용의 전제조건이 까다로워 실제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게 현장의 의견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코로나19 관련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규정 예외적용 계획'이라는 이름의 공문을 각 수련병원에 발송했다.

공문은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 등 병원 내 의료인력 부족현상이 발생하면서 전공의 법 수련시간 상한 규정 준수가 어렵다는 내용으로 의료진의 확진 또는 격리조치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시 수련기간 제한 규정 예외적용 사항을 담고 있다.

이 같은 공문이 발송 된 이유에는 대한병원협회의 문의가 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9번 확진자가 나온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이 폐쇄되는 등 계속해서 병원 내 의료진 접촉으로 격리자가 발생하면서 병원 의료진이 부족할 수 있다는 병원협회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

구체적으로 공문을 살펴보면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규정 예외적용이 되는 대상은 의료진 격리조치가 된 수련병원이나 코로나19 확진자 입원 치료중인 수련병원.

이들 병원은 전공의 주80시간 근무 예외적용 시 향후 수련환경평가에서 사례별 처분 감경이나 면제를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병원의 의료진 격리기간 또는 코로나19 확진환자 입원치료기간에 한정돼 있으며, ▲전공의 초과근로 조절을 위한 수련병원의 조치(노력) ▲규정된 수련시간 제한 기준 초과 시 해당 전공의의 사전 동의 진행 ▲초과된 사항에 대한 적정보수 지급 등이 전제돼야한다.

특히, 주 80시간을 초과하더라도 최대연속수련시간인 40시간을 넘겨서는 안 되고 평균 당직 일 수 (4주 평균 주 3회) 등 그 외 수련 규칙 평가 항목은 규정대로 준수를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매년 수련환경 평가를 하고 있는데 그 중 주80시간 미준수에 대해 상황을 고려해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의미"라며 "주80시간을 공식적으로 풀어줄 경우 악용소지에 대한 전공의들의 우려가 있어 전제사항이 지켜지는 상황에서 면책권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수련병원, "현장적용 어렵다"…대전협, "최소한의 전제조건"

다만, 이러한 전공의 주80시간 근무 예외규정의 전제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의견이다.

대구지역 A병원 수련실장은 "해당 공문을 받긴 했지만 적용하는 것이 까다로워 전공의 근무는 주 80시간에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일일이 전제사항을 비교하며 적용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져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또 의료진 격리자가 많이 발생하는 초기보다 상황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주 80시간을 어길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면서 "다시 상황이 심각해지면 생각해볼 여지는 있겠지만 자칫 페널티 부메랑이 올수도 있어 무리하면서 적용할 마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주80시간 근무 예외적용의 전제조건이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입장이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현재도 주80시간 오버타임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십시일반 일할 수 있지만 악의적인 활용이 없어야 된다는 생각이다"며 "전공의 주 5일 당직이나 주말 없이 온콜 당직 등을 못하게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복지부도 기본적으로 환자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더 일하는 상황을 처분을 면제해주겠다는 것이지 착취하라는 취지가 아니다"며 "전공의의 주80시간 예외적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용은 이해하지만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에 핑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