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입력 : 2020-05-28 05:45
- 강윤희 전 식약처 임상심사위원
그런데 최근 이 회사가 메디톡신의 시험성적서와 원액 정보를 조작했다는 것이 내부고발자에 의해 드러나, 품목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번에도 역시 식약처는 해당 제품이 유통되는 시기에는 전혀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왜 식약처는 해외규제기관이나 내부고발자의 제보가 아니면 품질의 문제를 전혀 발견하지 못하는 걸까? 어떻게 보면 국민의 안전을 해치는 것은 다름 아닌 식약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전문성이 미약한 식약처가 허가와 취소에 관한 무소불위의 검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품목 허가가 취소된 코오롱 인보사의 경우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세포가 뒤바껴서일까? 물론 이 점도 매우 심각한 문제였지만 의외로 관절염에 관한 전문가 집단인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제기한 문제는 애초에 허가할 만큼의 유효성이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이는 인보사 허가를 심의하기 위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1차 회의에서 7명 중 6명의 위원이 반대 의견을 피력한 점, 대한슬관절학회에서 인보사의 급여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즉, 애초에 허가해서는 안되는 약물을 허가한 것이다.
그럼 누구의 책임이 더 클까? 무리한 허가를 한 식약처의 책임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코오롱 뒤에 숨어 모든 책임을 코오롱에 던지고 품목허가 취소라는 검을 휘둘렀다. 심지어 식약처장이 세포가 뒤바뀌었지만 환자에 미치는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후에 말이다.
반면, 세포 뒤바뀜의 문제를 처음 발견한 미국의 FDA는 철저히 환자에 미치는 안전 중심이었다(물론 여러 차례 말하지만 미국 FDA가 항상 정답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세포가 뒤바뀌었기 때문에 환자에 미치는 안전성이 우려돼 임상시험을 보류시켰지만 추가자료로 어느 정도 우려가 해소되자 임상시험 재개를 허락한 것이다.
FDA의 환자 중심, 안정 중심 마인드는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의 데이터 조작 사건에서도 드러난다. 작년 노바티스의 자회사 아벡시스는 졸겐스마의 허가시 신청한 자료 중 일부가 조작됐음을 고백했다. 문제는 자료 조작을 알았음에도 허가시 해당 자료를 제출했다는 점이었고, FDA는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를 예고했다가 올해 추가적인 조치는 필요없다고 발표했다.
FDA는 문제가 발견된 그 당시에도 졸겐스마의 허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왜냐하면 해당 데이터 조작이 동물시험 자료로서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데이터 조작은 심각한 문제지만, 품목허가의 취소는 환자에게 미치는 안전성과 유효성에만 기초해서 판단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작년에 발생한 에스앤지바이오텍의 혈관용 스텐트의 예를 통해 식약처 규제가 얼마나 환자와는 무관한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급여 문제로 혈관용 스텐트 보급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이 회사가 제조하는 대동맥 텐트가 시장 점유율 43%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환자마다 대동맥의 크기나 모양이 다르므로, 회사는 환자맞춤형 스텐트를 제조해서 의료기관에 보급했고, 의료진과 환자는 이로 인해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 환자맞춤형 스텐트가 불법이었던 것이다.
즉, 우리나라는 규격이 다르면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회사가 이를 간과한 것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환자 맞춤형 스텐트를 일일이 허가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식약처는 즉각 해당 스텐트의 판매중지와 회수 조치를 명했고, 언론과 방송은 무허가 의료기기로 시술했다고 떠들어댔다. 식약처는 자신들의 경직된 규제를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회사에 돌린 것이다. 결국 환자에게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환자맞춤형 스텐트는 물 건너갔다.
각 나라마다 자국의 제약회사, 의료기기회사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조금씩 있다. 제 아무리 환자 중심의 FDA일지라도 이런 모습은 있다. 예를 들어 FDA는 유럽이 앨러간의 인공유방에 대해 허가를 취소할 때 비교적 충분한 안전성 위해의 증거가 있었음에도 즉각 취소하지 않았다.
선형가돌리늄 제제를 유럽은 취소했지만 FDA는 취소하지 않았는데 해당 제제는 대부분 미국 회사의 제품이다. 물론 이런 모습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만큼 품목 허가 취소가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좀 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다.
해외규제기관은 허가도 매우 어렵고, 허가취소도 매우 어렵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허가도, 허가취소도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데이터 조작은 매우 심각한 것이며, 이에 대한 응당의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허가취소를 하려면 환자의 안전 및 치료효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 '호빗'에서 간달프는 빌보에게 스팅이라는 검을 주며 이렇게 말한다. '이 검을 사용해야 할 때 다음을 기억해라. 진정한 용기란 생명을 빼앗을 때를 아는 것이 아니라, 살릴 때를 아는 것이라는 걸'. 식약처는 허가와 허가 취소에 대해 모두 무소불위의 검을 쥐고 있다. 부디 그 검을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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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3205722020.11.16 10:11:53 수정 | 삭제
누가바도 이건 지나치다
과거 몇년전에 큰 과오를 저지른건 인정한다.그렇다고 그후 몇년동안 별문제없이 국내 보톡스 판매1위를 한제품을 사장시키다니? 중국은 따이공인거 메디톡스만의 문제도아니고 휴젤 대웅 휴온스 파마리서치 비앤씨 제테마 동국제약 종근당 .모든 보톡스 판매업체의 관행인것을..식약처의 결정권자는 건드리지말어야할것을 건드렸다.다시한번 유권해석을하셔서 메디톡스가 다시는 과거와같은 잘못을 저지르지않도록 선처하고 거기에 맞는 처벌을 해주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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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지키자3192972020.06.10 06:43:16 수정 | 삭제
메디지킵시다
맞는말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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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3192482020.05.29 21:22:22 수정 | 삭제
바이오 수출기업
최종결정의 파장을 생각해야 한다. 국내 직원들과 그 가족도 생각해야 하고... 외화벌이 잘하는 기업 하나가 소중한 때다. 앨러간에 기술수출도 했고 중국 허가도 앞두고 있다는 데 꼭 이 시점에서 취소시키는 이유가 뭘까? 이 회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건지... 바이오벤처 수출기업 이렇게 없애버리는 건 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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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3192472020.05.29 20:43:10 수정 | 삭제
식약처사람이 식약처 전문성이 미미하다는 거가 말이됩니까
식약처 임상위원이라고 간판달고 글쓰시는분이, 식약처에 전문성에 대해, 권위에 대해 비판 하는걸 보니까 권위는 빌리고싶고, 하고싶은말은 하고싶다는건가요? 차라리 식약처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시민의 모임장같은 사람이 이런글을 썼다면 그럴듯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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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게 처벌해야함3192442020.05.29 18:52:25 수정 | 삭제
반성하고 잘못 인정하는 기업과 끝까지 오리발내미는 기업
누가 더 나쁜 겁니까?
결국엔 메디톡스가 재기에 성공할 겁니다.등록 -
원칙대로3192422020.05.29 15:29:46 수정 | 삭제
나쁜기업
불량의약품을 이익을 위해 법을 어기면서 생산한것에 책임을 져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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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간만호재3192402020.05.29 13:41:47 수정 | 삭제
메디톡신없애려는 세력
품질 안되는 제품은 해외에서 어차피 안 찾을텐데... 메디 톡신 없애야 엘러간만 웃지.. 간만에 한극 대표브랜드 나왔는데 없애려는 숨은 의도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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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3192382020.05.29 10:12:25 수정 | 삭제
이 모든 것이 도둑기업이 벌여놓은 일이다
탈탈 털어 사익제보시키고 언플 열심히해도 결국 진실은 밝혀질 거고 행위대로 보응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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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우선주의3192372020.05.29 09:04:14 수정 | 삭제
아래 댓글 보고 지나가다..
아래 댓글 보고 잠시 끄적입니다.
자국 우선주의가 되어야 하니까, 더더욱 취소되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국내 기업들끼리 미국 ITC 제소해서 소송하고 있는 망신에,
조작하고 위조해서 허가 받은 제품을 그대로 남겨두는 선례를 남기면,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국제적 위상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자국 우선주의를 위해서라도 정확하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죠등록 -
오륜아3192342020.05.29 00:17:56 수정 | 삭제
메디톡스에 재기의 기회줍시다
우리나라도 지혜롭게 자국 우선주의가 되어야 한다. 몇천억 외화벌이할 중견기업 키우기 쉽지 않은 게... 참 안타깝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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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3192332020.05.28 16:44:02 수정 | 삭제
촛불시위
허가를 내준건 식약처 그리고 허가 취소도 식약처 메디톡스 측도 성분조작 서류조작 이게 진실이라면 모든 제약회사가 내부고발자가 없다면 아무도 모르나요? 서류로만 허가받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서야 진위여부를 가리고 지금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허가취소 번복해달라 전문의 얼굴에 먹칠하지말고 계속 애용한 소비자혼란되니 애시당초 허가받았을때부터 문제가 없었던 제품을 메디톡스 측에서 성분조작 하여 제조 판매 문제가 관건인데 그제품은 이미 소진되었고 없다? 그럼 그당시 시중에 유통되는건 식약처가 검사 안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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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3192312020.05.28 16:32:04 수정 | 삭제
메디톡신 지켜야..
어차피 품질이 안 좋은 제품은 알아서 시장에서 도퇴됩니다. 현재 문제가 없고 잘 관리되고 있으면 벌금이나 제조정지로 처분하면 될 일입니다. 국내에 연구하고 직접 개발하는 기업이 귀한 데 ㅡ 이렇게 없애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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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3192302020.05.28 15:37:33 수정 | 삭제
사필귀정
사필귀정
모든게 만 천하에 밝혀질 것이다등록 -
정말 그렇게3192292020.05.28 13:21:35 수정 | 삭제
식약처 전 위원이 맞으시는지..
일반적인 논리로 펼수있는 주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허가시부터 문제가 있었는데 식약처의 검으로 비약하는 논리가 이해는 안됩니다.
잘못된 데이터로 받은 허가는 순리대로 흘러가야지
그리고 다년간 사용했다고 문제가 없다고 하는 논리를 가지신 분들이 의약품 승인을 한다면 정말 큰 문제라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요?등록 -
오승민3192282020.05.28 12:02:21 수정 | 삭제
국산 보톡스1호인데...
현재 위해하지 않고 이전에도 품질이상없었던 제품을 취소하는 건 가혹하긴 합니다. 식약처에서 선처해서 좋은 제품을 사장시키지 않았음 합니다.
등록 -
올라프3192272020.05.28 11:53:51 수정 | 삭제
맞는 말씀
신중해야 한다.
그러니 신중하게 허가 취소 하여야 한다등록 -
나그네3192262020.05.28 10:48:32 수정 | 삭제
참말로
용기있고 멋진글입니다. 글 잘읽고 갑니다.^^
등록 -
니얼굴x3192252020.05.28 10:41:24 수정 | 삭제
그래서
쉽게 허가 해준거 이제와서 바로 잡아 취소하는게 맞는거임. 다시 신중하게 취소하고 다시 허가 받으려 하면 신중하게 허가 내어 주지 말아야 함.
등록 -
이지은3192242020.05.28 10:19:32 수정 | 삭제
수출기업 살려서 국가에 이바지하게 합시다.
이 어려운 시기에 수출 잘 하고 있는 메디톡신을 취소하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약처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길.
등록 -
무능3192232020.05.28 10:03:12 수정 | 삭제
과거를 묻지 마세요
메디가 뭘 잘 못했는데?? 허가 내준 식약처가 문제지~
다시 취소한다니 여기저기 난리인데, 과거는 그냥 눈감아주면 되는거 아닌가?등록 -
지금은3192222020.05.28 10:01:36 수정 | 삭제
지금은 문제없으니까
당연히 식약처는 신중해야죠!
등록 -
식약처문제3192212020.05.28 10:00:29 수정 | 삭제
식약처도 문제, 메디도 문제
허가를 내준 식약처도 문제고, 시험결과 조작으로 허가 받은 메톡도 문제
그럼 허가 취소는 당연한거 아닌가?
등록 -
허가문제3192202020.05.28 09:57:37 수정 | 삭제
애초에 허가가 문제였는데
최초 허가시에는 조작해서 데이터를 만들고 무허가 원액으로 제품을 만들고 했었는데, 지금 만드는 제품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니 품목허가는 유지해야 된다??
이게 말이되나요??
허가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는 건데, 그럼 허가만 잘 통과하면 품목은 유지될 수 있다는 논리가 되지 않나요???
당장의 환자의 안전성이 첫번째 판단 기준이 되야 하는 것은 최초 허가 단계가 엄격하고 잘 이루어졌을때 가능한 이야기 같습니다.등록 -
글쎄3192192020.05.28 09:54:40 수정 | 삭제
기조는 이해하나
전체적인 내용은 충분히 이해되고 동의가 되나,
식약처가 변해야 하는 부분의 시작은 허가 단계부터가 아닐까?
지금 이 논리대로 적용하면, 허가단계도 부실했고, 고의적인 조작이 만연했던 회사를 봐주고, 앞으로 다른 제품허가부터 잘 하자라는 걸로 이해되네요
무소불위의 칼을 맘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나,
지금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그동안 문제가 있었던 많은 사항들에 대해서 묻어 두는 듯한 결정이 오히려 그동안의 식약처의 무능함을 더 들어내는 꼴이 될 듯 합니다.등록 -
윤태식 3192182020.05.28 09:05:19 수정 | 삭제
무능 식약처
규제가 만능인거 처럼 마냥 법.시행령만 만드는 무능 식약처! 농림부로 업무이관하고 해체하라!
등록 -
한3192172020.05.28 08:56:28 수정 | 삭제
좋은기사
좋은기사 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등록 -
염3192162020.05.28 08:49:50 수정 | 삭제
이런게 전문 기자 기사
전문가 기사에 있어야 할거 다있는 기사
등록 -
ㅇㅇ3192152020.05.28 08:41:25 수정 | 삭제
흠,..
"예를 들어 FDA는 유럽이 앨러간의 인공유방에 대해 허가를 취소할 때 비교적 충분한 안전성 위해의 증거가 있었음에도 즉각 취소하지 않았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약업계 종사자로써 식약처가 당연히 해야할일을 하고 있다고 밖에는 못 느끼겠는데요?
등록 -
박3192142020.05.28 08:27:49 수정 | 삭제
메디 화이팅
너무나 옳은 주장입니다
메디톡스가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식약처의 책임이 너무 크네요
그리고 대웅도 너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대웅의 잘못이 더 큰듯합니다^~~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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